홍대 앞에서 활동하는 밴드 ‘한강의 기적’에 대해 무엇이 궁금한가, 라고 스스로 물음을 던져 보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억지스러운 인터뷰였던 거 같습니다. …… . 지금에 와서도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친해지고 싶었나 봅니다.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신 한강의 기적, 의 두 형제 멤버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말 보다는 행동을, 컨베이어벨트 보다는 혁명을!
ourtown : ’브로콜리 너마저’가 가장 좋아하는 밴드로 꼽아 첫 단독 콘서트에도 ‘한강의 기적’을 오프닝 밴드로 초청했는데, 진작부터 교류가 있었나요?
주영찬 : 브로콜리가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에 빵에서 공연을 같이 하게 되었는데, 그 때 여차저차. 음.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브로콜리가 막 이피가 나왔을 때 나중에 한 번 같이 해보지 않겠느냐 하셨거든요. 전부터 알고 지냈던 건 아니에요.
ourtown : 앨범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얘길 진작부터 들었습니다. 그런데 레이블이 어딘가요?
주영찬 : 튠테이블입니다.
ourtown : 레이블은 어떻게 들어가게 되신 건가요? 레이블 측에서 먼저 뜻을 보였나요?
주영찬 : ’그림자 궁전’이랑 같이 공연을 했었는데, 첫 공연을 마치고 나서 얘기도 나누고 하다가 무언가 의기투합할 거리를 찾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 쪽에서 먼저 제의를 해왔어요.
ourtown : 앨범 작업을 한 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주영찬 : 시작은 7월 말부터 하긴 했는데, 진짜 제대로 준비를 하는 건 이제 한 두 달? 시험 공부도 그렇잖아요. 닥쳐서 하는.
ourtown : 드러머는 이제 안정되었나요? 드러머가 비정규직이라는 말이 들리던데.
주영찬 : 총 5명의 드러머가, 6번 바뀌었거든요. 1년 밖에 안 된 밴드인데. 제일 처음 같이 한 친구는 학교 후배였어요. 뮤지션이나 드러머라기 보단 그냥 취미로 하는. 밴드를 ‘빵’에서 공연 한 번 해봐야지 하고 시작한 거라, 그 친구가 중간고사도 있고 그래서 이제 그만하겠다고 했을 때 그런가보다 했죠. 그런데 빵에서 다음 일정도 잡아주고 그래서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때마침 미국에서 알던 친구가 우연히 한국에 있었거든요. 그 친구가 악기를 잘 다뤄서, “한 공연만 살짝 도와달라”고 부탁을 했죠. 이후에 그 친구도 재밌어 해서 한 두세달은 같이 했던 거 같아요. 그 친구가 버클리 음대에서 기타를 하는 친군데, 우리가 웃긴 게 드러머가 기타를 젤 잘치고, 그 다음이 베이시스트가 잘 치고, 제가 젤 못 쳤어요. 그러다가 그 친구가 미국에 가게 되어서 처음으로 어쿠스틱 공연을 시도했어요. 꽤 했죠. 그러던 중 빵에서 활동하던 솔로 싱어송라이터 이태훈씨가 드러머가 없다는 소릴 듣고 같이 해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했고, 그 분이 군대를 가게 되어서 또 새로운 드러머를 찾고. 그 때 조금 오래 같이하게 될 드러머를 만났는데, ‘누렁이’라는 밴드에서 드럼을 치던 ‘검둥이’라는 친구였어요. 튠테이블이랑 만난 것도 그 친구랑 할 때였고. 헌데 그 친구가 문학구장에서 일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때마침 sk가 야구 시즌을 시작하게 되어 시간이 없어서 계속 못하게 되었고. 그 다음 드러머를 튠테이블을 통해서 소개받았어요. 그 분이 정말 잘 치는 드러머였는데, 같이 계속 했더라면 저희도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었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또 어쩌다가 헤어지고. 결국 지금은 음반 작업 때문에, 영호가 가기 전에 어떻게 해보자는 심정으로 마지막으로 옛날 드러머한테 연락을 했어요. 다행히 그 친구가 같이 할 수 있어서…… . 아- 저도 몰랐는데, 얘기하니까 정말 기네요!
주영호 : 이제 드러머랑 베이시스트랑 빨리 구해야지!
주영찬 : 빨리 고민 해야되는데, 아직 생각이 없어요. 진짜 고민을 해봐야하네. 남들이 들으면 밴드 한 육 년 한 줄 알겠다.
ourtown : 형제 간의 나이 터울이 얼머나 되나요? 그리고 아직 어려 보이시는데, 실례지만 나이가..?
주영호 : 저희 군대도 다녀왔는데.
ourtown : 두 분 다요?
주영호 : 네, 저도. 저는 24살이요.
주영찬 : 저는 27살이에요.
ourtown : 사실 저는 동생은 아직 대학생 아닌 줄 알았고, 형은 한 스물 셋, 넷으로 봤거든요. 정말 동안이시네요. 다행이기도 하고. 너무 어린 친구들이 잘하면 괜히 셈나기도 하고 해서. 그나저나 밴드는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나요?
주영찬 : 딱히 공연을 위해서나 밴드를 위해서 곡을 만든 건 아니고요. 중학교 때, 고등학교 때 집에서 통기타 사준 걸로 놀다가 띵가띵가 자연스럽게 만는 곡들. 작년이 졸업하기 일 년 전이었는데, 때마침 동생이 한국에 있어서 “이 때 아니면 언제 하냐, 밴드 한 번 해보자”고 해서, 옛날에 썼던 것들 중에서 할만 한 것들 추려서 빵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곡들이 꽤 옛날에 만든 것들도 있고, 육 년 전에 만들 것도, 작년에 만들것도 있고 그러네요.
ourtown : 그러면 영찬씨 졸업을 목전에 두고서, 앞으로 취업하실 생각이신가요?
주영찬 : 이건 부모님들께도 말 못하니까 노코멘트.
ourtown : 동생이랑 형이랑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은 비슷한가요?
주영호 : 제가 기타 친 것도 형이 가져와서 “어, 나도 한 번 쳐봐야지.”한 거고, 음악 듣는 것도 형이 시디를 사오면 “어, 나도 한 번 들어봐야지.”한 거고. 그나마 따로 사는 앨범도 겹치는 게 많고. 들어온 음악이 거의 같아서, 취향도 거의 비슷한 거 같아요.
ourtown : 그럼 어떤 걸 주로 들으세요? 가장 좋아하는 밴드는요?
주영찬 : 80~90년대 미국 인디록 위주로 들어왔던 거 같아요. 굳이 하나 꼽이라고 한다면, ‘pavement’인 거 같아요.
ourtown : 굳이 여러 개 꼽으라면?
주영찬 : 굳이 여러개 꼽으라면, 요새 음반은, 음, 정말 좋아하는 몇 개는, 안 변하는데, 요즘은 ‘hold steady’가 참 좋더라고요.
ourtown : 평소에 앨범도 많이 사시나요?
주영찬 : 아무래도 음악을 직접 하기 보다는, 음악 듣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
ourtown : 저도 ‘pavement’나 ’guided by voices’ 굉장히 좋아하는데, 특히나 ‘guided by voices’를 제일 좋아하거든요.
주영찬 : 정말요!? 와. 어떤 곡을 가장 좋아하세요?
ourtown : 음. <teenage FBI>를 가장 좋아해요.
주영찬 : 얼마 전에 저희들끼리도 얘기를 했어요. 과연 우리 나라에 guided by voices를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렇게 만나게 되니 정말 반갑네요.
ourtown : 사실 제 친구들도 이런 음악들 다 좋아하거든요. 그 중에 한 명은 guided by voices의 정말로 ‘거의’ 모든 앨범을 수집하기도 하고. 저도 한 때는 이 사람들 앨범이 너무 많아서 메타복스나 뮤즈 같은 중고 시디 가게에서 눈에 보이면 다 샀던 거 같아요.
주영호 : 역시 우리가 너무 좁은 물에서 놀았어!
주영찬 : 메타복스엔 그냥 엘피 비닐 사러만 종종 가는데. 사실 요즘엔 저도 guided by voices와 관련된 물품들을 한 번 모아보자는 생각으로 하나씩 구입하고 있어요.
ourtown : 다시 한강으로 돌아와서, ‘한강의 기적’이란 이름으로 내놓는 음악들이 스스로 어떤 거 같아요? 빵에서 하는 공연을 갔을 때 반응은 그 날 나온 밴드들 중에서 단연 최고였는데.
주영찬 : 처음엔 확신이 없잖아요. 남들이 공감을 해줄지. 이게 정말 좋은 건지. 공연 시작하고 반 년 넘게까지 매번 공연 할 때마다 바들바들 떨면서 공연을 했던 거 같아요. 음악적으로 확신이나 그런 건 잘 모르겠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내 음악이 정말 최곤데 다른 사람들이 못 알아준다.”와 같은 말은 못할 거 같아요. 다른 사람들의 어떤 필요를 내가 충족시켜줄 수 있냐 없냐는 문제로 생각할 수는 있는데.
ourtown : 공연에서 ‘한강의 기적’이라는 노래를 부르시기 전에 밴드 이름을 한강의 기적으로 정한 이유가 그 속에 있을 거란 말씀을 하셨던 거 같은데, 그 이유가 뭐죠? 밴드 이름은 왜 한강의 기적으로 하셨나요, 라고 물어보는 게 더 편하려나?
주영찬 :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짓진 않았던 거 같아요.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홍대에서 당산을 갈 때 한강을 지나잖아요, 그 때 딱 ‘한강의 기적’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적어놨다가 나중에 그냥 제가 끼워맞추길. 한강은 일상적인 거잖아요. 그리고 기적은 약간 특수성이 있잖아요. 그런 느낌. 그리고 한강의 기적이 이미 경제발전의 의미로만 박혀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한테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참 이쁘더라고요. 예쁘다고 생각해서. 그 당시에 제가 밴드 이름을 고민했었거든요. 이름이 필요한데 저는 꼭 한글로 짓고 싶었고. 이를테면 주영찬과 뭐뭐뭐, 주영찬과 엉망진창, 제가 혼자 낸 싱글도 있었고, 혼자 내고 얘만 주고, 그래도 커버도 있고, 그런데 엉망진창을 얘가 너무 싫어했어요. 주영찬과 혼수상태도 있었는데, 다 이 친구한테 거부당했죠.
ourtown : 사실 가사를 들어봤을 때 요즘의 경향이라고 해야하나요? 일상의 소소함에 대해 풀어놓는 노래들이 팬들에게 인기를 많이 얻는 거 같은데, 처음에 전 한강의 기적도 어떤 면에서 지난해부터 잘 나가고 있는 ’요조’와 같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과 비슷한 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하지만 자꾸 듣다가 보니 ’얘기’를 전달하는 방향이나, 표현이 퍽 다르구나 싶었어요.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나요? 일상에서 느꼈던 혹은 겪었던 무언가를 붙잡고, 기적과 같은 것들을 풀어내고 싶었던 건가요?
주영찬 : 뭔가를 의도하진 않았던 거 같아요. 어떤 얘기를 할 때 친구한테 얘기하듯이, 의도하지 않고. 가사는 곡마다 다른 거 같아요. 어떤 곡은 작정하고 쓰는 반면, 어떤 건 그냥 정말 친구한테 말하듯이 편하게 써내려가요.
ourtown : 처음으로 만든 노래는 어떤 곡이었어요?
주영찬 : 물어보시니까 갑자기 생각나버렸어요. 고등학교 땐가 중학교 때 윈도우즈 녹음기 60초까지 밖에 안 되는 거 3분까지 미리 녹음해놓은 다음에, 앞으로 가서 또 한 번, 컴퓨터 마이크로 녹음했던. 아마 ‘사탕’이라는 노래였을 거에요. 아직 파일 있어요. 물어보니까 나도 잊어버렸던 게 생각나버렸어. 아, 부끄러워.
ourtown : 원래 어릴 때부터 창작의 욕구가 왕성했었나요?
주영찬 : 사실 저는 예체능 쪽으로 완전 꽝이었거든요. 동생이 잘했지.
주영호 : 저는 원래 예체능 쪽을 더 좋아했어요. 그림도 그린 적이 있었고. 하지만 형은 정말…… .
주영찬 : 그래도 가사를 쓰는 건 굉장히 좋아해요. 시를 쓴다는 건 덜 팝컬쳐스럽잖아요. 그런데 가사라고 하면 왠지 약간의 장난이 허용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게 저에게 잘 맞았던 거 같아요. 가사 쓰면서 이런저런 고민도 하고, 아,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고 놀라기도 하고.
ourtown : (떡볶이를 먹다 말고)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 있으세요?
주영찬 : 햄버거? 딱히 가리진 않아요.
주영호 : 전 못 먹는 게 없어요. 아, 전 샐러리 못 먹어요. 샐러리 트라우마. 어렸을 적에 같이 살았던 이모님께서 샐러리를 너무 먹이셔서. 하지만 정말 좋으신 이모님이세요. 정말이에요.
주영찬 : 이모님 보고싶어요-
ourtown : 쌈싸페 숨은 고수에 도전할 때, 그 곳에서 본 다른 밴드들 중에 “아. 이 밴드는 나중에 우리 라이벌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든 밴드가 있다면?
주영찬 : 진짜로 그런 생각은, 베틀 개념, 그런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어요. 마치 어떤 대결경쟁시험 같은, 좋은 기회와 의도를 갖고 하는 건 알겠지만, 그런 기준으로 진행한다는 게 아쉽기도 하고 그랬어요. 모든지 평가되기 위해서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게 말이에요.
ourtown : 공연할 때 분위기, 팬들이 어땠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열광의 슬램을 한다던지.
주영찬 : 저는 다 좋아요. 어떤 모습도. 저희를 때리지만 않는다면!
ourtown : 한강의 기적의 음악에, 혹은 밴드에 포인트가 있다면?
주영찬 : 사실 저는 음악이라는 게 밴드를 하기 전에는 몰랐었는데, 뭐랄까, 한강의 기적의 음악의 포인트는 ‘동생이랑 같이 하는 거 자체가’ 우리에게 중요한 부분인 거 같아요. 음악 자체도 좋게 봐주시면 좋지만, 저는 그런 부분을 잘 인식을 못 했거든요. 그런 아우라라는 게 허상이지 않을까. 오리지날 라인업이 이제 없어지지만, 그래서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나중에도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ourtown : 제가 한강의 기적의 음악을 듣고, 공연을 보고 느낀 아우라도 그 맥에 닿아있는 거 같아요. 음악 외적으로 형제들이 만들어내는 총체적인 분위기들 말이에요. 닮은 얼굴이나 음성, 형, 동생이라는 호칭, 뻔히 보이는 관계, 공연 때 티격태격하는 모습, 그런 무언가들이 모여 한강의 기적 특유의 ‘분위기’라는 걸 만드는 게 아닌가 싶어요. 아마도 한강의 기적을 좋아하는 많은 팬들도 그런 모습에 마음이 끌렸던 게 아닐까요. 그래서 이번에 동생이 가는 걸 많이 슬퍼할 거 같아요. 정말 밴드를 보면 오리지날 라인업으로 오래토록 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주영찬 : 그래도 한강의 기적은 끝난 게 아니니까요.
주영호 : 어떻게 보면 이제 시작인데, 딱 이 때 제가 떠난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형이 잘 알아서 하리라고 믿습니다. 좋은 베이시스트와 안정적인 드러머를 구해서!
주영찬 : 그러게. 아직도 그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하고 있어요. 동생은 진작부터 빨리 구하라고 하는데, 전 아직.
ourtown : 그럼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실 건가요?
주영찬 : 하고 싶은 음악이랑 하게 되는 음악은 다른 거 같아요. ‘hold steady’와 같은 음악을 정말 하고 싶지만, 저는 그걸 할 수 없거든요. 그래서 저에게 자연스러운 것들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하지만 나중에 제가 성장한다면, 또 모르는 거죠.
주영호 : 저는 아직 진행중이에요. 고민 중이에요. 그 곳에 가서 어떻게 해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ourtown : 이 인터뷰를 보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를 하고 싶다면?
주영찬 : 아, 정말 인터뷰를 한 거 같네요. 카메라 앞에서 화이팅이라도 한 번 해야겠는데!
주영호 : 이런 건 상투적으로 해야하는 건가? ‘한강의 기적’의 앨범이 내년에 나옵니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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