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 2주간 놀고먹으며
코엔지의 클럽/레코드가게 엔반을 줄기차게 드나들었다.
츄오선의 소음과 좁아터진 공간이 만들어내는 소박함 뒤에는
현재 일본 음악계의 힘이 웅크리고 있었다.
클럽 최저가 1500엔의 입장료(500엔은 음료값)를 받는
인기없고 후진 클럽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갈 때마다 괴물들을 만난다.
일본의 아기괴물, 아빠괴물, 엄마괴물들이 즐겁게 뛰어노는곳.
아워타운에 올라온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
혹시라도 일본갈 일이 생긴다면 엔반을 꼭 방문해보시라.
귀국하기 이틀전, 토요일
"시스터즈"라는 이벤트가 있는 날이었다.
신구의 여성 듀오 4팀이 모여 공연하는 날,
1 - "her"
나고야와, 도쿄 출신 두 여성이 기타 혹은 키보드, 베이스를 연주하는데
첫 곡으로 코넬리우스의 new music machine을 커버해 불러줬다. 닭살이 돋았다.
4팀중에 가장 평범하고 정상적인(?) 듀오였으나 풍성한 소리를 가진 팀이었고,
지극히 여성스러운 멜로디와 가사(그럴거라고 추측)를 들려줬다.
2 - ジョン/존(犬/개)&ヘルモソ/하루몬(うさぎ/토끼)
존은 활동한지 12년째를 맞는 중견 아티스트이다. 짜딕에서도 앨범이 나온 유명인(?).
이번은 하루몬이라는 여성과 듀오로 나왔다. 곰 옷인줄 알았는데 개 옷이었다.
동물 옷을 입고 노래한다. 닭살돋는 목소리이지만 리듬의 변화와 오르간 연주는 정신없다.
토끼씨는 주로 리듬파트를 담당했고 끝의 2곡은 둘이 나란히 서서 반주없이 노래를 불렀다.
4팀중 가장짧은 연주를 들려줬다.

3 - エーツー/엣츠
악기를 쓰지않는 퍼포먼스 듀오. 열정적은 몸동작으로 관중들을 압도했다.(사진참조)
비옷을 베이스로 한 엽기 드레스를 입고 나와서는 유명한 노래(섹스피스톨즈등)에 바꿔넣어서
율동과 함께 달리는(?) 컨셉이다. 정말 웃긴다!! 정말 개그맨 수준 이상이었다
벌써 10년째를 맞는 듀오인데 마지막곡에서는 정말 눈물이 다 흘렀다(모습 자체가 웃겨서;;)
얼굴은 정말 고등학생처럼 보였지만 벌써 10년째 활동중이다.
4 – 葉っぱの裏側シスターズ/(from名古屋)
주인 다나카씨가 추천해준 듀오.
나고야에서 버스타고 올라오느라 고생했다던데 악기를 어떻게 들고 왔을까?
단순하게 기타와 퍼커션으로 구성되었지만 둘이 악기와 위치를 바꿔가면서 지루할틈이 없었다.
리듬감이 상당히 특이했다. 엇박인지 서투른 솜씨인지 모를정도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오고가며 연주를 했는데 그런 모습이 끝까지 이어진것으로 봤을때, 엄청난 리듬감의 소유자였던듯.
연주면에서는 제일 좋았지만 곡들이 모두 짧아서 아쉬웠다.
통기타 픽업근처에 핸드폰을 테잎으로 붙여놓고 연주시작과 동시에 통화키를 눌른다음
앰프와 연결된 핸드폰에 연결, 별의별 이상한 소리가 나오던데 이해가 잘 안되었다.
뭘 어떻게 한건지 물어볼랬지만 jon씨에게 사인받느라 깜빡.
특이하게 이번 공연에는 사회자가 2명 있었는데 근처에서 밴드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존이 연주하기전에 출연진 모두를 무대로 불러놓고 스케치북과 마커를 나눠가진다음 퀴즈를 내면서 놀았다.
사회자 2명과 모든 출연진으로 꽉찬 무대.
퀴즈의 내용 :
1. 파트너의 이상형을 쓰시오.
2.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3. 상대방의 결점은?
4. 새 앨범의 타이틀은?
이런 문제를 스케치북에 써서 동시에 확인, 맞췄을 경우엔 선물도 주는(과자였지만;;) 이벤트였는데
나름 재밌었고 훈훈한 분위기였다. 웃음이 있는 공연장.
jon에게 사인을 받고 주인아저씨한테 담에 또온다고 인사하고
엔반을 빠져나갔다. 여느때와 다르게 엔반 골목이 마츠리 때문에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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