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내려 온 지 몇 일 째입니다. 동네는 참으로 무료하고, 농구 말곤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찾기가 참 힘듭니다. 그러다가 간만에 친구를 만났는데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친구 녀석이 뜬금없이 펜타포트에 대해 물어보더군요. 갈 거냐고. 생각도 하지 않고, 단박에 안 갈 거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유야 만들면 얼마든지 쏟아낼 수 있겠죠. 헌데 괜히 부산 락 페스티발이나 달려볼까 하고. 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왜.
실은, 어제 몇 달 만에 시디 정리를 했었습니다. 그 와중에 [Like a Virgin]이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의 부클릿을 꺼내봤는데요. 그 앨범은 뭐랄까, 국내 인디신은 홍대 밖에 없을 거란 생각을 하던 촌동네 고교생에게 지방 인디도 잊지 말라는 경고를 해준 앨범이었다고나 할까요. 앨범에 참여를 했던 지하드, 815, 랏츠, 블루버드와 같은 밴드들은 대단한 음악을 들려주진 않았지만, 그 풋풋함이랄까, 왠지 모를 진지함이 퍽 마음에 들었던 밴드들로 기억에 남습니다. 그 당시에 앨범을 구해들었던 자우이, TFP, 화염병, 타부와 같은 밴드들도 새록새록 기억에서 되살아나네요.
내 귀를 사로잡은 음악은 아니었지만, 위에 언급한 밴드들에게도 굉장히 흥미로운 구석이 있었습니다. 그 왠지 모를 촌스러움. 굉장히 거칠고, 세련되지 못했고, 그렇다고 고등학교 밴드 같진 않은, 그런. 왠지 열혈 만화에 등장할 법한 주인공 주변의 밴드 같았달까. 떠오르는 이미지를 순간적으로 문자화 하기가 쉽지 않네요.
그 때가 2001년이었던가, 이젠 정확하게 기억나지도 않아요. 그 시절 이후로 지방 인디 음악을 접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음악에 어떤 기대를 걸고 있는 건 아니지만, 괜히 궁금하네요. 한번 들어보고 싶기도 하고요.
결국 어제 다시 집어들어 본 하나의 앨범으로 인해 올 여름 부산 락 페스티발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열리는 몇 몇 락 페스티발 중에서 지방 인디 밴드들의 음악을 가장 다양하게 들을 수 있는 장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 쯤에서 부산 락 페스티발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소개해야겠지요? 8월 4일~5일, 입장료 따윈 없고, 다대포 해수욕장 내 ‘특설무대’에서 펼쳐집니다. 2003년과 2004년엔 엄하게 조 세트리아니, 닐 자자, 스티브 바이와 같은 기타리스트들이 와서 달려줬었는데, 이번 특별 게스트는 좀 약하네요. (언제적) 엘에이 건즈입니다. 그리고 보니 재작년인가, 그 땐 (모어 댄 워즈의) 누노도 왔었다지요. 그리고 홍대 앞 인디밴드들도 다수 출연합니다. 노 브레인, 크라잉 너트, 록 타이거스…… . 요즘 주식회사라는 아이’둘’ 그룹을 하시면서 방송에도 종종 출연하시는 이한철씨는 이름만 들어도 정말 반갑네요. 불독맨션은 정말 대단했었는데. 그 외 아직 정해지지 않은 무수한 지방 인디밴드들이 공연을 만들어갈 겁니다.
음. 락 페스티발은 락 페스티발이고, 슬슬 올라가 전처럼 공연을 다녀보고 싶습니다. hidros3, 진짜 방학은 언제부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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