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으시기 전에, 미리 밝힙니다..
누가 뭐래도 솔직하게 썼습니다. 공연을 짧게나마 진행해왔었고, 앞으로도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그런 것이니, 부정적인 면만 보였다 하셔도 할 말이 없습니다.
누가 오늘 저보러 뮤지컬 좋아하냐고 물었습니다. 별로 관심없어서 관심없다고 할라하는데, 왠지 그럴싸한 – 거절의 정중한 – 변명을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세월이 바뀌니 보이는 것도 많아져서 눈이 피곤할까봐요, 저는 일단 귀가 즐거운게 좋은데.. 그 취향이 또 제각각 일때가 많네요.”
요즘 공연은 안합니다. 공연에 관련된 일들을 짧은 시간동안 재미나게 했었더니 물어오시는 것도 많아집니다. 되려 반사되어 말하다 보면 명쾌하다, 간단하다는 대답을 의도한 것은 아니나 그렇게 대답을 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네요. 공연 어떻게 하냐구요?
퉁의 공연(기획)들은 좀 웃겼었습니다. ‘이번 공연의 컨셉은?’ ‘왜 불러오느냐?’ ‘누구를 이번에는 섭외할거냐?’에 대한 대답은 하나였고 아마 하나일겁니다. “우리가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하는 말만큼 근사하면서 대책없는 답변도 없는 듯 합니다. 대책이 없다는 것은, 공연의 결과에 대해 <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일을 추진한 탓입니다. 그런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근간의 [비 : RAIN]의 대형공연 외엔 (그것도 최근엔 미국공연들 전부 불발이 되었지만요) 그럴싸한 흥행넘버들은 대중음악공연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물며, 해외[인디]밴드들의 공연이라니. 공연의 성과까지 거창할 필요없이 본전치기, 소위 똔똔이면 성공한 셈이고요.
오늘 음악을 하시는 아나퀴씨와 얘기를 하다 나온 얘깁니다. 공연을 하고 싶어하시는, 할려고 마음 먹으신 분, 혹은 공연을 좋아하시는 분들에 대한 협박도 아니고 윽박도 아니고 얼르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퉁과 같은 선례는 얼마든 있으면 좋겠습니다만, 아름답게 공연을 즐기고 음악을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연들에 대한 애정과 실리적이고 단적인 단면까지도 포용해줍사 하고 바라는 겁니다. 이런 바람이 수개월에 걸쳐 여러차례, 아워타운에서도 홍대 길 위에서도 여러사람들에 대해 회자되나, 얼마든 몇 번이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을 듯 합니다. 간절히 바랍니다, 정말 신나게 공연보고 공연자들도 신나게 웃을 수 있기를 말입니다.
앞으로의 노력들은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냐에 대해.. 많은 음악관련 종사자분들이 고민하고 고민하실겁니다. “그” 밴드들과 어떻게 연락을 했느냐는 것에 대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거의 100% 기존의 네트워크보다는 기존의 Career (어떤 공연을, 어떤 음악을 했느냐) 가 중요한 듯 합니다. 어떤 무대에서 무엇을 했느냐 만큼, 열정의 잣대를 어찌 재어볼 수 있겠습니까마는.. 실력없이 청중과 관객에 호소력과 감응을 주지 않는 공연들은 먹히지 않은지 오래입니다. 먹혔다면, 미운 정 고운 정 들은 우리의 착한 공연서포터님들과 교우관계가 두터운 공연자들의 덕이겠지요.
공연문화와 음악가들의 역량, 공연자와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외국과의 비교. 한국 내 인디/언더든, 메이저든간에, 이들을 위한 전의를 다지고 뭔가 배워나가자 할 때 이런 비교/분석들은 참 편리한 것 같습니다. 분명한 선을 보여주기때문에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게 그 장점 중 하나겠습니다. 오늘 어떤 음악가들의 프로파일을 보고 영어단어 하나를 스윽 배웠습니다. Jaunt. “(기분전환을 위해) 소풍(들놀이)를 가다” 라는 뜻이라네요. 그 밴드들은 처음에 Both member had previously musical jaunts. “그 밴드 멤버 둘다 이전엔 음악적으로 놀다왔다”..
어쩌면 대부분의 우리네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은 Jaunt 하고 있습니다. Jaunt가 Job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만.. 최소한 소풍을 갔다오면서 나오는 쓰레기는 알아서 주워가는 쎈스 이런 것은 선진시민의식을 높이는데도 좋겠지만, 뮤지션 (그리고 전체 아티스트들) 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합니다. 공연장에서 쓰레기를 던지고 나오는 게 아니라, 음악을 향유하고 감응받고 하는 것들에 대한 피드백이 바로 이런 Jaunt가 아닐까 합니다. 즐겁게 제대로 놀고 깔끔하게 정리해주기. (그렇다고 뭐, 싱가폴 사람들처럼 팍팍하게 살자는 건 아닙니다.) 문화적으로 잘 사는 나라 사람이 되려면, 다음 소풍 올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요새는 공연이 많아 공연도 많이 보고, 음악도 제각각이라 다양하게 많이 듣고, 영화도 많아 많이 볼 수 있고, 미술관에 그림이 넘쳐나고 가고 전시회에 가고들 문밖만 나서면 온 몸이 피곤할 정도의 자극들을 취사선택할 수 있습니다. 주말이 태부족할 만큼 지천에 널려있는 게 < 문화생활> 대한민국입니다. 오늘 대중의 귀와 눈를 즐거웁게 해주었다고 그 향유물이 언제까지나 즐거웁진 않겠죠. 시대를 관통하는 정서와 선은 분명 있겠습니다만, 문명은 그 흥망성쇠를 보면 아무리 로마였다 해도 1000년을 넘지 못했습니다. 크나큰 변화들 속에 오늘 이러쿵 저러쿵 이게 좋네 저게 좋네 하는 것은 별 의미 없어 보이는지도 몰라요. 그래도 우리가 오늘도 지하철에서 길바닥에서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고 홍대 놀이터를 쓰윽 흘겨봐 주고, 새로이 괜찮은 음악이 없나 인터넷을 뒤지고 할 때에 조금이라도 그 “즐김” 에 대해 솔직해졌음 합니다. 무엇을 좋아한다고 꼭 말하기도 뭐하면 말하지 않아도 누가 뭐라 안합니다만.
이 글을 혹시라도 보시는 음악(애호)가 분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열정 – 혹은 돈에 대한 열망, 무엇이든 좋습니다만 – 음악(가)에 대한 도의적인 양심 때문에, 현재 갖고 있는 모든 것을 거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게 젊은 날을 더욱 힘들고 멍지게 한다면 안하셔도 됩니다. 누가 뭐라 안하니까요. 자멸의 길. 그것만은 피하자고 길게 풀어놨습니다. 여름, 대형공연과 작게 작게 망한 소규모 공연들 사이에서 생각을 풀어보았습니다. 제 자신의 넋두리가 반이였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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